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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세상, 미친 사람 | 운영자 | 2023-04-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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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에 광천(狂泉)이라 불리는 샘(泉)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 나라 사람들은 그 샘물을 마시고 미치지 않은 자가 하나도 없었다. 그 물을 마신 자는 탐나면 빼앗고, 기가 동하면 능욕하고, 화나면 불 지르고, 멋대로 안 되면 살상을 자행하였다. 그런데 미쳐버리지 않은 딱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바로 임금이었다. 그는 샘을 파서 혼자 마셨기에 자기 혼자만 미치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온 나라가 미쳐 날뛰고 있기에 사람들은 미치지 않은 임금을 미친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서는 임금의 미친병을 고친다고 뜸을 뜨고, 찜질하고, 귀신 쫓는다며 거꾸로 매달아 패고 살점을 저미었다. 결국 임금도 고통을 견디지 못해 광천의 물을 먹고 미쳐버렸다고 한다. 이는 송나라 원천의 “묘덕선생전(妙德先生佺)”에 나오는 이야기다. 근래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공개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것을 보고서 정치인만 미친 줄 알았는데 종교인마저 미쳤다고 탄식한다. 오죽하면 <미친 세상에서 용감하게 살아가기(로버트 비스워스 디너)>라는 책이 나왔겠는가.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은 종교가 도덕공동체요, 도덕성의 근거라고 했다. 종교가 사회적 가치와 도덕적 의무감을 마련해 줌으로써 연대와 일체와 통합에 기여한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 기준이나 규범이 무너져 공통의 가치관과 의미를 상실한 상태를 ‘아노미’(Anomie)라고 했다. 미친 세상을 표현하는 광천 현상이 바로 아노미 현상이다. 뒤르켐은 도덕성이 붕괴된 사회는 사회해체(social disorganization)로 나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수님은 자기를 따르는 자들에게 그들이 바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고 했다. 절대 진리를 따르는 그리스도인과 교회야말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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