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정의 갈등 | 이흥배 | 2013-03-19 | |||
|
|||||
|
암 투병을 하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한편으로 슬프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든다. 어르신들은 자식들을 생각하면 빨리 죽고 싶고, 자신을 생각하면 이렇게 좋은 세상 더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사위가 앞치마를 두르고 딸을 도와주는 것을 보면 ‘사위 잘 얻었구나.’하고 흐뭇한 반면 아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며느리를 도와주는 것을 보면 ‘저런 못난 놈.’하고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면 흡족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살이 찔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배경이 좋아서 군대 안 간 사람을 보면 분노하면서도 자기도 그런 배경이 있었으면 하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이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양가감정’(ambivalence)이라고 한다. ‘양가감정’은 ‘동일 대상에 대해 상반된 행동, 의견,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스도인들도 양가감정에서 예외가 아니다. 위대한 사도 바울도 원하는 선을 행하지 아니하고 원하지 않는 악을 행하게 되므로 양가감정으로 고민하였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를 앞에 두고 보이신 양가감정을 겪었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면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였다. 양가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신앙의 성숙도를 알 수 있다. 가장 낮은 태도는 자기 감정대로 행동하는 것이요, 그 다음은 자기 옳은 대로 행동하는 것이요, 가장 성숙한 태도는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고 주의 뜻대로 하는 것이다. |
|||||
댓글 0